무사증 도입 취지 퇴색…관광 관련기관·단체 포함 전담팀 구성 필요
정부가 불법 체류자를 막기 위해 제주에서도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제주도가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5일 오후 4시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제주관광협회, 제주관광공사,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등 유관기관과 회의를 열고 전자여행허가제 적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불법체류자 최소화를 통한 양질의 국제관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전자여행허가제 시행을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재 법무부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조속한 시행으로 질적 관광을 통한 국제관광지로 명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전자여행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입국 절차 간소화로 관광객 유치에 장애가 되지 않고 범법자, 불법 취업기도자 등을 사전 차단해 무단 이탈과 불법체류 등의 부작용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와 관광 유관기관들은 “코로나19 장기화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제관광의 싹을 틔우는 시점에 갑작스러운 전자여행허가제 도입은 제주 무사증 도입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고, 제주 관광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제주도와 법무부, 도내 관광 관련기관·단체 등이 참여하는 전담팀(T/F)을 구성해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제도의 시행을 유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이날 회의에서 합의점은 도출되지 않았지만, 참석 기관·단체들과 의견교환을 통해 질적 관광을 통한 국제관광 활성화라는 점에 뜻을 모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추가 논의를 지속할 방침이다.
김애숙 제주도 관광국장은 “제주지역 국제관광이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낼 수 있도록 무사증 도입의 이점을 최대한 부각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도출하도록 재차 논의할 계획”이라며“조만간 법무부를 공식 방문해 제주 관광업계의 입장을 명확히 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자여행허가제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던 112개 국가 국민을 대상으로 현지 출발 전 전용 누리집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여행 정보(인적사항, 범죄경력, 감염병정보, 방문목적, 체류지)를 입력하고 여행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9월 1일 전자여행허가제 도입 당시 국제관광도시의 특성을 고려해 제주에만 적용을 면제한 바 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급감한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업체 애로점과 국제관광 활성화 방안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올해 6월 1일부터 제주 무사증 일시정지 해제 및 국제선 재취항이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싱가포르 등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지속 증가와 함께 8월 제주-태국 간 직항노선이 개설되며 불법체류·취업을 위한 우회적인 입국 통로로 악용된다는 우려 등이 제기되자 법무부는 지난 4일 제주에도 전자여행허가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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