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고품질 직주근접 공공주택 ‘PLH’ 모델 통해 도심‧역세권 공급 의지 밝혀
◆은평 혁신파크 부지에 부모-자녀 근거리 거주 ‘1호 세대공존형 주택’ 공급 구상
오세훈 시장은 30일(토) 싱가포르 방문 첫 번째 일정으로 캄풍 애드미럴티, 풍골 에코타운 등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공공주택 단지를 찾아 세대공존형, 도심형, 에너지 절감형 등 시가 구상 중인 다양한 유형의 ‘오세훈표 고품질 임대주택’에 대한 공급 계획을 밝혔다.
오 시장은 민선8기 핵심 정책방향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4대 정책의 하나로 주거 분야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구체화하고 있다. 평소 싱가포르 주택정책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만큼 하루 종일 현장을 집중적으로 돌아봤다.
싱가포르 인구의 약 82%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의 공공주택은 수요자 만족과 주거 안정을 동시에 이루는 모범적인 모델로 꼽힌다. 국가개발부 산하 주택개발청(HDB, Housing & Development Board)이 건설‧공급을 담당한다. 주택개발청(HDB)이 공공주택이 자칫 도심 속 섬처럼 고립되지 않도록 ‘사회통합’을 유도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은 오세훈 시장이 강조하는 ‘소셜믹스’와도 일맥상통한다.
주택개발청(HDB)은 싱가포르 주택건설‧분양‧구매 등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싱가포르 전체 분양주택의 78.7%를 보유하고 있다. 싱가포르 가구 대부분이 HDB가 공급하는 주택에 거주하는 등 국민 주거 안정에 절대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HDB는 ‘주택개발청’을 의미하는 동시에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주택’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주택개발청(HDB)이 짓는 공공주택 아파트 단지는 독립적인 주거생활을 보장하면서도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대형 커뮤니티 공간, 담장‧게이트 없는 개방형 설계로 공공성도 확보하고 있다. 최신 ICT 기술을 망라해 단지에 적용하고, 친환경 에너지‧쓰레기 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주거환경을 추구한다.
오세훈 시장은 ▴싱가포르 공공주택의 내부와 사용자재를 실제와 동일한 쇼룸 형태로 한눈에 볼 수 있는 ‘HDB 공공주택 전시관’ ▴싱가포르 최초의 실버타운으로 결혼한 자녀가 주변에 거주하며 노인의 외로움과 자녀 육아 문제를 해결하는 세대 통합형 지역사회를 만들고 있는 ‘캄풍 애드미럴티’ ▴싱가포르 최초의 친환경 스마트시티인 ‘풍골 에코타운’을 차례로 방문했다.
우선, 오세훈 시장은 오전 10시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 Housing & Development Board)이 운영하는 주택전시관을 찾았다. 싱가포르 주택정책의 역사, 시대별 평면‧평형 특징과 최신 주거 트렌드, 주요 자재, 단지별 미니어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일종의 공공주택 모델하우스다.
‘HDB 주택전시관’에서는 공공주택에 입주하기 전 평면 또는 인테리어를 확 인할 수 있고, 원하는 경우엔 마감재 교체 신청 등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특히, 전시관 내에서 볼 수 있는 PLH(Prime Location Housing)는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이 지난해 시작한 정책으로, 도심‧역세권 등의 직주근접 주택을 신혼부부, 청년 등에게 공급 중인 서울시 정책과 맥락을 같이 한다.
PLH(Prime Location Housing)는 번화한 도심 등 접근성 좋은 입지에 중‧저임금 근로자가 부담가능한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직주근접 아파트를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주거난․장거리 통근 등으로 인한 고충을 해소할 뿐 아니라, 심야‧주말이면 도심이 텅 비는 도심 공동화를 막고 환경오염을 줄여줄 지속가능한 주택공급 정책으로 주목된다.
싱가포르도 대부분 공공주택이 도심보다는 도시 외곽에 집중돼 있었지만 작년 11월 ‘PLH 정책’을 발표한 이후 중심업무지구 인근 로처지역(Rochor)에 저렴하고 품질 좋은 공공주택 ‘리버피크(River Peaks)’를 조성 중이다.(2028년 공급 예정)
오세훈 시장은 “저소득 도시근로자를 위해 값비싼 아파트 사이 과감하게 공공주택을 조성해 공급하는 PLH 모델의 취지는 서울시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있다”며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도 자산이 부족한 신혼부부, 청년, 사회초년생 등도 직주근접 고품질 아파트에 살 수 있도록 도시 외곽이 아닌 도심‧역세권에 집중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오세훈 시장은 오후 12시30분 싱가포르 북부에 위치한 실버타운인 ‘캄풍 애드미럴티’를 찾았다. 기존 실버타운이 도시 외곽의 한적한 곳에 조성된 것과 달리, ‘캄풍 애드미럴티’는 아이를 키우는 부부가 많이 사는 10여 개의 공공주택 단지 한 가운데에 조성돼 노년층 부모와 결혼한 자녀 등 3세대가 근거리에 거주하며 따로 또 같이 생활하는 ‘세대통합 주거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활동반경을 넓히기 어려운 노인이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된 프로젝트형 주택단지다.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개발청과 보건부, 유아개발기구, 국립환경기구, 육상교통청 등 다양한 정부기관이 참여해 완성했다.
싱가포르 최초로 시니어 세대의 주거에 주안점을 두고 종합병원과 공원, 커뮤니티시설, 쇼핑센터‧은행‧식당 등 편의시설을 층층이 배치했다. 특히 수직정원 형태로 내부에 녹지를 폭넓게 적용해 건물 안에서 산책, 운동을 충분히 즐기고 이웃과 교류하는 등 활동적인 노년기를 보낼 수 있게끔 설계됐다.
이곳에서는 주변 공공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자녀가 수시로 부모님을 방문해 안부를 챙기고, 자녀를 부모님 집 또는 건물 중층부에 위치한 보육시설(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다.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자녀 육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공공주택 모델로 주목된다.
‘캄풍 애드미럴티’가 위치한 싱가포르 북부지역부터 남쪽 끝 마리나베이까지 연결된 간선도시철도(MRT) ‘애드미럴티역’ 바로 앞이라 자녀가 시내로 출근하는데도 용이하다. 싱가포르는 자녀와 왕래가 용이한 세대융합 주택을 공급하거나 부모와 가까운 곳에 주택을 구매할 경우 ‘근접주거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3세대가 모여 사는 것을 국가 정책으로 장려하고 있다.
서울시도 급속한 고령화와 아이돌봄 등 일상 속 고충과 사회문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대안으로 부모-자녀-손자녀 3대가 한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교류할 수 있는 ‘세대공존형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구상 중인 ‘세대공존형 주택’의 유형은 ▴캄풍 애드미럴티와 유사한 노인복지주택 ‘골드빌리지’(가칭) ▴부모-자녀-손자녀가 한 지붕 두 가족처럼 거주하는 ‘3대 거주형 주택’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골드빌리지’(가칭)는 ‘캄풍 애드미럴티’처럼 주거‧의료‧편의시설이 갖춰진 공공형 주택으로, 은평 혁신파크 부지에 ‘골드빌리지’(가칭) 시범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3대 거주형 주택’은 한 집이지만 세대 분리 등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각각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특수한 주택평면을 개발, 재건축을 앞둔 하계5단지에 시범 조성할 계획이다.
세대 분리를 비롯해 수평‧수직조합형 평면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가변형 벽체 등을 적용해 주거 유형, 생애주기에 따라 공간 분리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부모가 노인복지주택에 거주하고 자녀가 인근 주택으로 이사하거나, ‘3대 거주형 주택’에 입주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양육친화형 보증금 지원, ‘3대 거주 특별공급 청약제도’ 신설 등을 다양하게 고려 중이다.
오세훈 시장은 14시30분<현지시간>에는 오염된 어촌마을에서 싱가포르 최초의 친환경 스마트시티로 개발 중인 ‘풍골 에코타운’을 방문했다. 친환경‧스마트 인프라를 통해 에너지를 저감하고 있는 현장을 둘러보고, 재개발‧재건축이나 도심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디지털 도시 구현방안을 모색했다.
‘풍골 에코타운’은 좁은 국토와 인구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버추얼싱가포르’ 프로젝트의 하나로 조성된 신도시다. 공동주택단지 계획 단계부터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에너지‧물 소비와 폐기물 배출 저감을 실천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 지역 내에 운영되고 있는 ‘풍골 디지털지구’를 방문해 블록체인 실증실험으로 물리적 공간․데이터․통신 인프라를 통합한 '3D 도시계획'에 대해 청취했다. 싱가포르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풍골 일대를 스마트 행정, 첨단 에너지 활용, 도시경제 활성화, 탄소 중립 등이 실현된 아시아 스마트지구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30일(토) 17시45분<현지시간>에는 싱가포르의 주택정책 전문가인 청쿤힌(Cheong Koon Hean) 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학교 교수와 만나 싱가포르의 주택 공급정책 등을 화두로 면담했다.
청쿤힌 교수는 16년 간 주택개발청(HDB)․도시재개발청(URA) 등 주택건설 및 공급, 도시계획을 총괄하는 기관의 수장을 역임한 싱가포르 주택정책 전문가다.
오후 5시 30분부터는 마리나베이에 위치한 오피스‧주거시설을 갖춘 자연친화적 스마트 건물 ‘사우스비치’, 물 위에 떠있는 돔 구조 건축물로 독특한 도시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는 ‘애플 마리아베이샌즈’를 각각 시찰했다.
오세훈 시장은 “앞으로의 임대주택은 실제 시민의 삶을 고려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며 “특히 세대공존형 주택은 우리가 처한 고충과 사회문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주택모델로 추진하겠다”며, “부모님은 자녀와 가까이 살면서 외로움과 고립감을 덜고, 자녀는 급하게 아이를 맡겨야 할 때 가까이 사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이밖에도 AI‧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을 집약해 에너지를 저감하는 등 다양한 고품질 임대주택을 구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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